이안을 바라보는 눈
2016.02.12 10:43

원&원 63.5 황두진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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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서 대로로

 

 우리사무실은 경복궁의 서쪽, 소위 서촌이라 불리는 지역에 있따. 항공사진에 사무실 위치를 푷시한 후 이를 중심으로 반경 1km의 원을 그으면 서촌과 북촌, 그리고 광화문 일대가 빼곡하게 들어온다. 이 안에 그동안 우리가 해 온 일들을 (몇 개를 제외하고는 전부 공사가 진행된 것들)빨간 점으로 표시하면 약 23개 정도가 된다. 조금더 범위를 넓혀서 반경 2km의 원을 그리면 7개 정도가 추가된다. 이것은 '골목길'로 대변되는 강북의 구도심을 건축적 고향으로 삼아 온 나의 자화상이다. 그런 나에게 최근 몇 년간 일련의 변화들이 생겼다. 전혀 다른 조건에서 작업할 기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제주도에서 두 개의 주택을 진행하면서 골목의 공간적인 제약이 주는 답답함에서 모처럼 벗어날 수 있었고, 천안 교외의 구릉 지대에 자리한 캐슬 오브 스카이워크서에서는 항상 머릿속에 넣어 두고 기회를 보고 있었던 '중첩된 기하학'이라는 주제를 펼칠 기회를 가졌다. 한편 골목이 아닌 대로변에 작업할 기회도 생기기 시작했는데, 삼성로 변에 위치한 카페 이안이 그 첫 사례였다. 다만 용적률과 건폐율의 잔여분을 확보하는 작업이어서 규모가 크지 않아 본격적인 대로변 건축물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결국, 강남대로 변의 원&원 63.5가 그 첫 기회가 된 셈이다.

 

 우리가  이 건물의 첫 설계자는 아니다. 건축주는 토지를 구입하면서 이전의 허가권을 함께 승계했고, 그래서 애초의 용적률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신축이지만 설계변경 과정을 거쳤다. 그런데 이전에 허가를 받아 놓은 계획안에서는 주차장 입구가 바로 대로변에 노출되어 있었고, 1층의 가용면적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첫 번째 숙제였다. 이 과정에서 좁은 공간에서 몇 센티미터를 두고 치열하게 싸워야 했던 소위 골목길 인파이팅 건축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건축주도 임대용 건물에 대한 통상적인 개념을 넘어서는 양질의 디자인을 추구하고자 했고, 우리 사무실에 대한 철저한 조사 끝에 작업을 의뢰한 것이었다. 즉, 그간의 작업 방식과 태도에 대한 건축주의 특별한 지지가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주차장의 존재를 가급적 가리기 위해 이를 반 층 정도 낮추고 도로에서 하향 램프로 진입하는 방식을 취하고자 했다. 대지는 개념적으로는 평지라고 할 수 있었으나 실제로는 전면도로의 경사로 인해 60cm 정도의 높이 차이가 있었다. 주차 램프를 가장 낮은 곳에 배치하자 필요한 램프 길이가 아슬아슬하게나왔고, 이로 인해 낮아진 기계식 주차 시설의 상부를 1층과 연결된 메자닌 층으로 활용하여 상당한 층고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길을 걷는 보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건물과의 접점이 훨씬 더 넓어진 셈이었다. 그냥 평지라고 생각하고 접근했으면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었다.

 

 평면 계획상의 또 다른 특징은 엘리베이터와 계단실을 분리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쓰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상당히 보편화되어 있는 방식이다. 우리 사무실은 10년전부터 종종 이렇게 해오고 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를 길에서 바로 타도록 설계한 경우도 있었다.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이렇게 길에 가깝게 배치하면 보행자와 건물 간의 관계가 좋아진다. 동시에 두 개의 척추가 있는 건물이 되어 구조적으로도 안정감이 있다. 그 사이 공간의 기둥을 제거하기 쉬운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한 층에 여러 임차인이 들어오는 경우 피난을 위한 복도가 추가로 형성되어야 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어차피 건축주는 한 층을 나누어 임대할 계획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원&원 63.5는 임대용 건물로 지어지는 것이어서 이런 문제들이 매우 중요했다. 뭐니뭐니해도 이 건물의 가장 뚜렷한 외형적 특징은 외장재가 벽돌이라는 것, 그리고 전면부가 다공성 벽돌벽(porous bruck wall) 으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벽돌이라는, 한 손에 들어오는 인간적인 스케일의 재료를 쌓아서 건물의 외피를 구성하고, 전면부에는 매 층마다 발코니를 두고 그 앞에 50% 정도의 투명성을 갖는 다공성 벽을 만들며, 군데군데 대형 개구부를 설치하여 시각적 개방감을 확보하는 것이 이 건물의 외피에 대한 우리의 설계 전략이었다.

 

 다공성 벽의 개념은 우리 사무실이 2011년 웨스트 비리지 빌등을 필두로 해서 꾸준하게 시도해 오고 있는 것이다. 낮에는 불투명하게, 밤이되면 상당히 투명하게 보이는 시각적 반전 효과도 특별하지만, 햇빛을 거르는 일종의 기후 조절 장치로서의 성능 또한 훌륭하다. 전통 건축의 처마를 잘게 쪼개서 수직적으로 배열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별돌 구멍에 나사산 처리가 된 스테인레스 봉을 관통시켜 장 너트(long nut)로 연결해 가며 벽돌을 쌓아 올라가는 방식을 고안했다. 이것은 구조적으로나 시공적으로 매우 합리적이어서 벽돌공들도 처음에는 매우 어려워했으나 일단 술달된 이후로는 놀라운 속도로 30만 장의벽돌을 쌓았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이 건물보다 더 높은 다공성 벽돌벽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결과적으로는 고층 건물이면서도 재료의 선택에 있어서 인간적인 느낌을 주고, 우리나라 기후 조건에 적절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건물 전면에 사람의 존재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고층 건물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성격을 갖게 되었다. 이 역시 좁은 골목에서 섬세한 스케일의 건물을 많이 다뤄봤던 경험이 또 다른 방식으로 드러난 결과다. 15층의 옥상정원도 그런 점에서 마찬가지다. 설계 초기에 건물 상층부에 호텔을 넣는 계획이 있었고, 이미 그때부터 ㄷ자 한옥의 중정 같은 옥상정원을 조성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호텔에 대한 계획은 이후 없어졌으나 옥상정원의 아이디어는 끝까지 살아남아 건축주의 사무공간과 연계된 쾌적한 외부 공간이 되었다.

 

 원&원 63.5는 우리 사무실이 원래부터 고층 건물을 설계해왔으면 생각하기 어려웠을 건물이다. 마치 구도심에서의 한옥 작업이 전혀 다른 기능과 규모의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 개념적인 영감을 준 것과도 같다. 바로 이것이 건축의 치명적인 매력이다. 다른 환경, 다른 조건이 이전의 경험과 조합되었을 때 열리는 새로운 가능성은 항상 건축가를 설레게 하며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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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황두진건축사사무소-황두진, 김용집, 차선주, 최윤희, 최유일, 양정원, 손주휘

고주설계: 은구조(동근욱)

토목설계: 감리: 대평ENC(김대중)

기계설비: 세연MEC(김영대)

전기설비: 세진전기(김명수)

소방감리: 세명소방ENC(권오견)

시공: 이안R&C(김종규)-허용

15층 인테리어: 타스컴퍼티(서재영)

15층조경:knl환경디자인스튜디오-김용택, 최재혁, 이유진

사인, 그래픽 디자인: 투플러스-최보연, 이한결

사인시공: 다래디자인(이종철)

분리수거쓰레기통: 동광프리즘

건축주: 윈&윈 홀딩스

 

이안R&C

시공총괄: 이안R&C-이병욱, 홍일표, 조현국, 최재영, 이정환, 조병석

토목: 정민E&C--박원일

철근콘크리트: 정민E&C- 이관용, 최정환, 한재남, 강호원, 이완용

전기: 부현전기-이송호, 서귀원, 임병렬, 최재길

설비:  인우E&C-김웅현, 이주식

원형계단: 아트스테어-송인성, 김광천

엘리베이터: 비쓰비시-김진만, 박일우

주차기: 롯데알미늄-최현국

알루미늄 창호: 테크윈-강유성

금속창호: 문철강건- 배영재, 송문성, 고영기, 김순재

금속: 형진S&G-전기춘, 조준규, 박형규, 신상식

유리: 광성유리-이종민

수장: 한국코너스톤- 구자인, 이영창

도장: 연승E&C-김승환, 정양임/인근개발-문충남, 안계성, 김선종

목공: 홈테크-서영호

조적: 푸름산업개발- 김용제, 강윤복, 서수용, 배성ㄹㅇ, 장관희

미장방수: 지원건설- 나종철, 성현기, 고은구

타일: 지원건설- 박상필, 유래성

큐비클: 진성큐비클-이세환

노출콘크리트보수: 그린건설-한재일

에어컨- SH공조- 안희원

벽돌: 삼환 CI-한삼화, 배동삼

음식: 안동토종찜닭, 강남설렁탕, 화로구이논현점, 논현역2번출구

 

원&원 홀딩스

대표: 원정현, 원주현, 김숙희, 원종호

인테리어: 타스 컴퍼니- 서재영, 이승재

변호사: 우리- 임성도/폴라리스-문형찬

부동산 컨설팅: 리덱스 코리아- 이승준, 인기남/ 세빌스 코리아- 이주미

관리소장: 이태윤

 

영상

감독: 기린그림-정다운, 김종신

촬영감독:  추경엽

조감독: 유홍재

배우: 강영덕, 유희진

크레인: 최재영

하프시코드: 고현주

녹음: 유니크피스(김현석)-남송지, 강덕진

음식: 취영루, 무화잠, 꾸아땅, 브니엘 셀러드

 

위치: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143-6

지역지구: 도시지역, 일반사업지역, 제3종 일반주거지역, 중심지마관지구

주요용도: 업무 및 근린생활 시설

대지면적: 488.10㎡

건축면적: 284.44㎡

연면적: 4,527.56㎡

건폐율: 58.27%

용적률: 794.4908%

규모: 지하 3층, 지상 15층

주차: 장애인주차(지상)1대, 기계식주차 18대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외부마감: 벽돌

내부마감: 견출 위 지정색 도장

설계기간: 2012.11.14-2013.11.1

시공기간: 2013.11.15-201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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